“시판 생리용품 대대적 검사해도 문제 제품 지목 힘들다”

[기자간담회]“시판 생리용품 대대적 검사해도 문제 제품 지목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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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생리용품 대대적 검사해도 문제 제품 지목 힘들다”

 

 

-생리대 사용 후 생리불순 생겼다면 다른 생리대 선택이 대안

 

-생리대에서 주목해야 할 유해성분은 무엇?

 

-“스티렌이 여성의 생식장애 유발 가능성 낮아”

 

-4일 상공회의서에서 열린 생리대 안전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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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판 생리용품에 대해 대대적인 독성 연구ㆍ역학 연구를 하더라도 ‘릴리안’ 등 특정 생리대가 여성의 생식 건강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쳤는지 결론을 내리긴 힘들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나왔다. 4일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사업단ㆍ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ㆍ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의 공동 주최로,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여성 생리용품 안전성 어떻게 확인하나)에서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경북대 의대 이덕희 교수(예방의학)는 “최근 ‘릴리안’의 부작용으로 언급된 생리불순ㆍ다낭성 난소증후군ㆍ자궁근종 등은 산부인과 영역에서 흔한 질환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며 “생리대에 함유된 일부 합성화학물질이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해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릴 순 있지만 환경호르몬 노출에 따라 인체가 받는 영향을 정확하게 밝히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역학조사를 벌여도 정확한 원인과 여성이 사용해선 안 되는 생리용품을 지목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또 정부가 시판 생리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생리대에 포함된 합성화학물질의 종류와 양을 규제하며, 생리대의 모든 성분을 제품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해도 생리대의 안전성을 100% 보장하긴 힘들다고 봤다.

다만 이 교수는 “여성의 자궁은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받기 쉬운 장기”이며 “특정 생리대 사용 후 생리불순을 바로 감지했다면 해당 생리대의 사용을 중지하거나 다른 생리대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생명과학과 계명찬 교수는 생리대에서 주목해야 할 유해성분으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와 스티렌을 꼽았다.

계 교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대부분 세포와 생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며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일정수준 이상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전신적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불순 등도 이중 하나”라고 말했다.

생리대에 포함된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독성물질과 생리불순 등 여성의 이상 증상 사이의 상관성(인과관계)을 밝히려면 문제된 생리대를 사용한 여성의 성(性)호르몬과 생식기능을 조절하는 다른 호르몬의 수준이 독성물질 비(非)노출 여성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를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계 교수는 주장했다.

계 교수는 “이런 임상연구에 응할 여성은 없을 것”이며 “동물실험 등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특정 제품(생리대)의 유해성 여부를 판정해야 하므로 어떤 독성 연구결과가 나와도 논란을 잠재우긴 힘들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가 생리대에 함유된 환경호르몬으로 지목한 스티렌에 대해서도 계 교수는 다른 견해를 보였다. 스티렌을 환경호르몬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에선 1회용 라면 용기의 환경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진 스티렌(모노머ㆍ다이머ㆍ트라이머)은 흡입ㆍ접촉ㆍ음식ㆍ용기 등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유입된다. 스티렌이 환경호르몬으로 의심받게 된 것은 스티렌 생산 관련 공장 근로자의 혈중 프로락틴 농도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프로락틴 농도가 과다하면 생리주기 교란이나 무월경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 A(BPA)도 프로락틴 농도를 상승시킨다.

계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볼 때 생활 주변에서 노출되는 정도의 스티렌이 여성에게 생식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스티렌에 노출된 암컷에서 프로락틴이 상승했다는 연구논문도 나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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