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6가지 스프레이 제품 중 호흡기 독성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발수 코팅제’
“직업상 헤어스프레이 지속 노출도 주의할 문제”
“항균 탈취제ㆍ선 스프레이는 추가 독성 연구 필요”
“미스트는 비교적 안전”
“시판 중인 6가지 스프레이 제품 중 호흡기(흡입) 독성이 가장 우려되는 제품은 발수 코팅제입니다.”
13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안전성평가연구소 이규홍 흡입독성연구센터장은 스프레이 등 각종 생활용품을 통한 호흡기 독성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센터장은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국내 판매량이 많은 스프레이 제품 6종을 대상으로 지난해 수행한 흡입 안전성 실험 결과를 공개했다. 동물을 이용한 안전성 연구에서 대부분의 실험동물이 죽었다.
이 센터장은 “6종의 스프레이 제품 중 등산화 등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는 발수 코팅제의 독성 위험이 가장 심각했다”며 “밀폐 장소에서 발수 코팅제를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최대한 피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국내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헤어스프레이 1종에 대한 초기 위해성 평가 결과도 발표됐다.
이 센터장은 “미용사 등 직업상 헤어스프레이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겐 해로울 수도 있어 주의와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단은 미용실 환기를 자주 하고 후드 등 공조장치 등을 설치하는 것도 미용사의 호흡기 건강을 돕는 방법이다.
이 센터장은 “옷에 뿌리는 항균 탈취제와 자외선 차단을 위한 선(sun) 스프레이도 안전성과 관련된 추가 정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얼굴에 뿌리는 미스트는 안전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6종의 스프레이 제품은 현재 공산품으로 분류돼 있다. 안전성 관리를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이 센터장은 “국내에선 방향제ㆍ살충제ㆍ세정제ㆍ청소용품 등에 대한 흡입 독성 연구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호흡기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이 일부 유통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센터장은 “시판 중인 16종의 청소용품에 사용된 25종의 성분 중 흡입 독성 자료가 확보된 성분은 8종 뿐(2010년 현재)”며 “6종은 아무 독성 자료가 없이 청소용품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제를 한 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해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불거졌을 때 주요 성분으로 꼽히는 PGHㆍPHMGㆍMITㆍCMIT 중에서 PGHㆍPHMG 두 종이 포함된 제품에 대해서만 사용 금지 조치를 취했다.
박 교수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진 상황인데도 정부가 안전성이 불분명한 성분(CMITㆍMIT)의 사용을 계속 허용한 것은 문제”라면서 “가습기 살균제 전체 제품을 회수하지 않고 일부 제품만 회수ㆍ사용 금지한 것은 국가 예방조치의 큰 실패”라고 말했다.
정부가 일부 가습기 살균제의 사용의 금지한 2011년 이후, CMIT와 MIT가 든 가습기 살균제를 쓴 3명에게 폐 손상이 나타났고 이중 1명이 숨졌다.
현재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4차 피해자 신고를 받고 있다. 2차 신고자까지는 폐 손상 여부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현재 1ㆍ2차 신고자 530명 중 221명에게서 회복이 어려운 폐포 섬유화가 진행됐으며 특히 6세 이하(58%)와 임산부(15%)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한국독성학회ㆍ한국환경성돌연변이발암원학회 주최,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 주관으로 열렸다. 간담회 주제는‘가습기 살균제 사고 계기로 본, 주변의 호흡기 관련 위험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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