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성공은 ‘경제력’ 등 국력 순이 아니다”
-허용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이 3국의 공통점
-연세대 남은우 교수팀,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발표
뉴질랜드ㆍ쿠바ㆍ부탄 등 3국이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부탄은 2020년 7월 28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99명이고, 사망자는 없었다. 쿠바는 2020년 7월 26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2,532명이고 이 중 87명이 숨졌다. 뉴질랜드는 2020년 8월 24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1,332명, 사망자 22명을 기록, 다른 나라보다 매우 성공적으로 방역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남은우 교수팀은 “선진국인 미국ㆍ프랑스ㆍ스페인 등은 봉쇄 조치와 이동 제한 등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확진자ㆍ사망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뉴질랜드ㆍ쿠바ㆍ부탄 등 3국은 허용된 의료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유행은 한 국가의 보건 재정이나 보건 인프라가 효과적인 감염병 관리의 절대적 조건은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의 방역 성공과 국가별 경제력 등 국력은 비례하지 않았다.
남 교수팀의 연구 결과(COVID-19 감염병의 성공적 방역 사례 비교: 부탄, 쿠바, 뉴질랜드)는 대한보건협회가 내는 학술지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렸다.
남 교수팀이 부탄ㆍ쿠바ㆍ뉴질랜드 등 3국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 활동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공통점이 확인됐다.
첫째, 3국 모두 코로나19 초기 발생 시 강력한 제한조치 시행 등 선제적ㆍ공격적 방역 정책을 수행했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제한 정책 시행에 따라 수출과 관광 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3국의 경제가 매우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함에 따라 방역 활동에 성공한 3국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경제 회복이 빠를 것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둘째, 3국은 모두 보편적 건강보장(UHC)을 실현한 국가로, 의료 접근성이 높다.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로 검사를 시행해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냈다. 확진자에겐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치료 비용을 보조하는 등 치료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줬다.
셋째, 보건 의료 서비스의 물리적ㆍ경제적 접근성이 높고, 지역 사회 주민의 이해와 참여가 뒷받침됐다. 부탄에선 지역 사회 주민의 결속과 집단적 움직임, 자발적 기부가 감염병 예방을 효과적으로 막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부탄 국민의 적극적 참여는 부탄이 아시아 문화의 특성인 공동체 문화를 가진 덕분으로 남 교수팀은 풀이했다. 뉴질랜드는 지역 사회 주민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코로나19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 대상 교육을 지속해서 수행했다. 쿠바는 세 나라 중 의료인력이 가장 충분한 나라로, 감염병 대응에 보건의료 인력과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한 것이 코로나19 예방과 지역 사회 내 조기 환자 발견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남 교수팀은 3국의 성공 사례에서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정책 방안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만성질환 환자 등 취약계층을 고려한 방역 활동을 더 철저하게 하는 것이다. 둘째, 방역 활동에 대한 지역 사회 주민의 자발적 협조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코로나19 바로 알기’ 등 보건 교육을 시행한다. 가짜뉴스와 잘못된 정보로부터 주민을 보호하려면 미디어와 스마트폰 앱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선제적이고 강력한 제한조치를 통해 더 큰 피해 확산을 막는다. 강한 제한조치가 장기적인 관점에선 오히려 경제에도 이익이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