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식품 구매 때 영양표시 이용률 고작 23%

 식품 중 영양성분표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할 당뇨병 환자의 식품 구매 전 영양표시 이용률이 23%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양표시를 이용하는 비율이 오히려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보다 낮았다.
1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조선대 의대 예방의학과 한미아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당뇨병 환자 1,587명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확인과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국내 당뇨병 환자의 영양성분 표시와 관련 요인 활용)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한지역사회영양학회가 내는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Practice) 최근호에 실렸다.
당뇨병 환자가 식품의 영양성분 표시(라벨)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인지율(nutrition label awareness)은 48.8%로, 절반에 미달했다. 식품의 구매나 선택 시 영양성분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11.4%에 그쳤다. “영양성분이 식품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률은 9.6%로, 10명에 1명꼴이었다. 이는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의 영양성분 인지율(68%)ㆍ영양성분 이용률(22.8%)ㆍ영양성분이 식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 비율(18%)보다 낮은 비율이다.
한 교수팀은 논문에서 “당뇨병 환자의 적절한 관리엔 약물치료ㆍ적절한 식습관ㆍ건강한 생활 방식이 필요하다”며 “식품 라벨에 표시된 영양성분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2005∼2006년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선 제2형(성인형) 당뇨병ㆍ고혈압ㆍ고지혈증 환자의 영양표시 이용률이 71.2%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세 배 이상이었다. 질병이 없는 미국 성인의 영양표시 이용률은 59.9%였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에 쓰인 영양표시 이용률은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여성이 주로 식자재를 사고 체형ㆍ체중 조절에 관심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노인의 영양표시 사용률은 젊은 층보다 낮았다. 이는 노인의 인지능력과 시력을 고려해 이해하고 보기 쉬운 영양표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뇨병 환자가 마트에서 식품을 살 때 영양표시 정보를 이용하면 포화지방ㆍ탄수화물ㆍ당류(설탕 등)를 적게 섭취하고 식이섬유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